만 3세 아이의 뇌에서 공포를 감지하는 편도체는 이미 완성 단계지만, 감정을 조절하는 전전두엽은 아직 절반도 발달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직접 분리수면을 시도하면서 가장 뼈저리게 느낀 건, 아이가 "버텨서" 안 되는 게 아니라 뇌가 아직 "준비가 안 됐기 때문"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나이마다 원인이 다르고, 그래서 대응도 달라야 합니다. 나이별 원인 — 같은 밤, 다른 뇌저희 아이는 돌이 지나고 나서 분리수면을 시작했습니다. 처음 며칠은 울다가 지쳐 잠드는 걸 그냥 지켜봤고, 이틀쯤 지나니 제법 잘 자더라고요. 그때는 '별거 없네' 싶었습니다. 그런데 두 살이 되자마자 침대 가드를 넘어 나오기 시작했고, 그 순간부터 분리수면은 완전히 다른 싸움이 됐습니다.이게 아이의 의지 문제가 아니라는 걸 나중에야 제대..
아이가 다섯 살이 되면 주변에서 꼭 한 번씩 묻습니다. "이제 유치원 보낼 거야?" 저도 그 질문을 받을 때마다 속으로 복잡했습니다. 맞벌이라서 일찍 원에 맡겨야 하고 늦게 데려와야 하는 현실에서, 유치원이냐 어린이집이냐는 사실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제약의 문제였으니까요. 그런데 직접 이것저것 따져보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맞벌이 부모가 유치원을 포기하게 되는 현실솔직히 저도 처음엔 "다섯 살이 되면 유치원"이라는 공식을 당연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유치원은 교육, 어린이집은 돌봄이라는 인식이 주변에 깔려 있었고, 저 역시 그 프레임 안에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하지만 막상 현실을 들여다보니 달랐습니다. 제가 다니던 어린이집은 아침 7시 30분부터 저녁 9시 까지 운영했고, 제가 눈여겨봤던 유치원은 하..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하루 2시간도 안 된다는 현실, 저도 거기서 출발했습니다. 아침 7시에 보내고 저녁 8시에 찾아오는 생활이 반복되면서 "이게 맞는 건가" 하는 물음이 매일 따라붙었습니다. 죄책감은 쌓이는데, 그 죄책감으로 육아를 더 망치고 있다는 걸 한참 뒤에야 알았습니다. 맞벌이 현실 — 7시에 보내고 8시에 찾는 하루저희 부부는 둘 다 직장이 집에서 1시간 거리입니다. 왕복 두 시간이 그냥 사라지는 셈이죠.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시간은 아침 7시, 찾아오는 건 저녁 8시. 하원할 때는 이미 밖이 어둑어둑해져서 친구들과 놀 수 있는 시간 자체가 없습니다.제가 육아휴직 중이었을 때는 달랐습니다. 정시에 하원하면 아이가 동네 친구들과 뛰어놀고, 얼굴도 한층 활발했습니다. 그 차이가 너무 선명해..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친구 아이가 영어유치원 몇 달 만에 영어책을 술술 읽는 걸 보고 저도 모르게 조바심이 생겼거든요. 우리 아이도 영어를 좋아하는 편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옆에 앉아서 "같이 해볼까?" 하면 딱 고개를 돌려버립니다. 아이에게 영어를 어떻게 접근시켜야 하는지, 영어유치원이 정말 정답인지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 제가 겪은 시행착오와 전문가들의 시각을 함께 정리해봤습니다. 영어 거부감, 왜 생기는 걸까요제가 처음 시도한 방법은 나름 합리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미디어는 무조건 영어 콘텐츠로 틀어주고, 일상에서 간단한 단어가 나올 때마다 한국어와 영어를 번갈아 말해주는 방식이었습니다. 아이도 싫어하지 않는 것 같았고, 어린이집 영어 수업날에는 집에 돌아와서 그날 배운 표현을 신나게 알려..
아이에게 잔소리를 열 번 하는 것보다 단 한 번의 '왜'가 더 효과적이라면 믿어지시겠습니까? 저도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첫째가 밥을 먹고 나서 양치하라고 세 번을 불러야 겨우 오는 것을 보며, 이게 반복 지시의 문제인지 아이의 문제인지 도무지 구분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아이에게 "밥 먹고 나서 다음에 뭐 해야 해?"라고 물어봤더니 "양치질"이라고 바로 대답하더군요. 모르는 게 아니었습니다. 그냥 안 하고 있었던 겁니다. 만 3세, 왜 이 나이가 습관 형성의 출발점인가습관 형성 교육에서 자주 등장하는 개념이 '자기조절능력(self-regulation)'입니다. 여기서 자기조절능력이란 충동적인 행동을 억제하고, 정해진 규칙에 따라 스스로 행동을 통제하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이 능력이 본격적으로 발달..
거실에 책장을 뒀더니 아이가 책을 방에 두고 어차피 거실에 나와서 읽었습니다. 장난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아이는 부모가 있는 곳에서 놀고 싶은 거라는 것을. 그래서 저는 TV와 소파를 치우는 결정을 내렸고, 그 이후로 거실 환경 구성에 대해 진지하게 파고들게 됐습니다. 단순히 공간을 바꾸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아이가 왜 항상 거실로 나오는지, 이유가 있었습니다저희 집에는 아이 전용 놀이방이 있습니다. 책장도 있고 장난감도 다 거기 있는데, 아이는 늘 책이며 블록이며 들고 거실로 나왔습니다. 처음엔 습관 문제인가 싶어 여러 번 놀이방으로 돌려보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1년쯤 지나고 나서야 '아, 이건 환경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의 본능이구나'라고 받아들이게 됐습니다.아동 발달 연구에 ..
훈육을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아이의 '태도'를 혼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 왜 혼내기 시작했는지는 이미 사라지고, 아이가 딴 곳을 보고 있다는 이유로 목소리가 높아졌던 기억이 납니다. 훈육의 마무리를 '네, 알겠습니다' 한 마디로 받아내야 끝나는 건지, 아니면 그 말 없이도 마무리할 수 있는 건지, 저도 오랫동안 헷갈렸습니다. 기싸움이 시작되는 순간훈육 상황에서 부모와 아이가 벌이는 심리적 충돌을 행동주의 심리학에서는 '통제 경쟁(control contest)'이라고 부릅니다. 쉽게 말해, 누가 이 상황의 주도권을 쥐느냐를 두고 양쪽이 힘을 겨루는 상태입니다. 문제는 이 싸움이 시작되는 순간, 원래의 훈육 목적은 이미 뒷전으로 밀려난다는 점입니다.제가 직접 겪어봤는데, 아이가 고개를..
저도 처음엔 시간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내가 복직하고 제가 육아휴직을 쓰기 시작하면서, 이제 아이와 가까워지는 건 시간문제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몇 달이 지나도 아이는 여전히 저를 밀어냈습니다. "아빠 싫어, 엄마가 해줘."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서운함과 무력감이 동시에 밀려왔습니다. 왜 이렇게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지, 그리고 무엇이 문제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 건 그때부터였습니다. 애착 형성 — 시간이 아니라 질이 문제였다아이가 아빠를 거부하는 이유를 처음엔 단순히 엄마와 함께한 시간의 차이로 봤습니다. 그런데 육아휴직을 6개월 넘게 쓰면서도 아이와의 거리가 좁혀지지 않자, 시간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몸으로 느꼈습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아이 옆에 있으면서도 손에는 항상 스마트폰이 들려 있었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