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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공감

"내가 할 거야! 엄마 미워!" 세 살 둘째와 바쁜 등원 아침

쏠랑마마 2026. 10. 26. 05:53

목차


    "아니야, 내가 할 거야! 엄마 미워!" 요즘 저희 집 아침마다 들리는 말입니다. 주인공은 세 살 둘째예요. 바쁜 등원 시간, 빨리 입혀서 나가려고 하면 어김없이 이 말이 터져 나옵니다. 세 살이 되고 나서부터 둘째는 뭐든 자기가 하겠다고 고집을 부리기 시작했어요. 특히 옷 입기와 신발 신기는 절대 양보하지 않습니다.

    양말은 거꾸로, 바지는 한 구멍에 두 다리

    원래 아침에는 빠른 등원을 위해 저희가 옷을 입혀줬습니다. 그런데 둘째가 자기가 하겠다고 떼를 쓰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어요. 기다려 주면 양말은 거꾸로 신고, 바지는 한 구멍에 다리 두 개를 넣고, 점퍼 단추는 엉뚱한 구멍에 끼워져 있습니다.

    보다 못해 "엄마가 좀 도와줄게" 하고 손을 내밀면 바로 돌아오는 말이 있어요. "아니야, 내가 할 거야! 엄마 미워!" 심한 날에는 화를 내며 울고 삐지다가, 입고 있던 옷을 저한테 던지기도 합니다.

     

    킥보드까지 내가 할 거야

    어찌어찌 옷을 입히고 나가도 끝이 아닙니다. 둘째는 킥보드를 타고 등원하겠다고 해요. 그런데 아직 운전이 서툴러서 방향을 트는 것조차 힘들 때가 많습니다. 이번에도 "엄마가 도와줄까?" 하면 자기가 하겠다며 씩씩대고 화를 냅니다.

    저는 등원시키고 바로 출근해야 하는데, 시계는 자꾸 흘러갑니다. 결국 안 되겠다 싶으면 한 손에는 둘째를, 한 손에는 킥보드를 들고 뛰어요. 그러면 둘째는 울며불며 난리가 나고, 어린이집에 들어가서도 씩씩대며 인사조차 안 하고 쏙 들어가 버립니다. 엄마 마음도 모르는 우리 둘째. 그 뒷모습을 보고 출근하는 날은 하루 종일 마음이 무겁습니다.

    첫째와 둘째, 꼭 바뀐 것 같아요

    재미있는 건 첫째는 정반대였다는 거예요. 첫째라서 그런지 엄마가 해주는 걸 좋아했고, 저희도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할 때가 많았습니다.

    지금도 그래요. 첫째는 혼자서도 잘할 수 있는데 "엄마 해줘" 하고, 둘째는 아직 못 하는데 자꾸 "내가 할 거야" 합니다. 할 수 있는 아이는 해달라고 하고, 못 하는 아이는 혼자 하겠다고 하니, 두 아이 성격이 꼭 바뀐 것만 같아요.

    어쩌면 이 차이는 저희가 만든 건지도 모르겠어요. 첫째 때는 처음이라 뭐든 해주는 게 당연했고, 둘째 때는 손이 두 배로 바쁘니 둘째가 기다릴 틈도 없이 스스로 나서게 된 걸지도요. 같은 집에서 자라도 형제마다 이렇게 다르다는 게 키울수록 신기합니다.

    그런데 둘째가 오빠를 안 따라 하는 건 또 아닙니다. 첫째가 세이펜으로 책을 읽을 때 세이펜을 귀에 갖다 대는 습관이 있는데, 둘째가 그걸 고대로 따라 해요. 다 읽은 책을 옆에 차곡차곡 쌓아두는 버릇까지 똑같습니다. 오빠를 보고 배우면서도, 결국 자기 방식으로 해내고 싶은 마음이 큰 것 같아요.

    한 쪽만 도와주니 달라졌습니다

    시간이 조금 남는 날에는 둘째가 몇 번이고 다시 시도할 때까지 기다려 줍니다. 하지만 바쁜 날에는 한 번 해보고 안 되면 "엄마가 할게" 하고 조금 강압적으로 대신해 줄 때가 많아요. 그러면 어김없이 울음이 터지죠. 그렇게 울려서 보낸 날은 시간을 아낀 게 아니라, 아침의 기분을 통째로 잃은 것 같았어요.

    그래서 요즘은 이렇게 나눠서 해봅니다.

    • 쉬운 건 둘째가, 어려운 건 엄마가: "상의는 네가 입고, 양말은 엄마가 도와줄까?" 하고 물으면 생각보다 순순히 받아들일 때가 많아요.
    • 한 쪽만 도와주기: 양말이나 바지를 입을 때 한쪽은 제가 해주고, 나머지 한쪽은 둘째가 하게 둡니다. 시간도 조금 줄고, 둘째도 제가 하는 걸 보고 따라 하면서 곧잘 해냅니다.

    전부 맡기면 시간이 모자라고, 전부 대신 해주면 둘째가 폭발합니다. 그 사이 어딘가에서 둘째의 몫을 남겨두는 게 지금 저희가 찾은 방법이에요.

    기특함과 속 터짐 사이

    솔직히 혼자 하겠다는 둘째를 보면 기특할 때가 많습니다. 오빠보다 서툴러도 스스로 해보려는 모습이 참 예뻐요. 하지만 바쁜 아침, 시간이 빠듯할 때는 속이 터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기특함과 답답함이 하루에도 몇 번씩 자리를 바꿔요.

    아마 당분간은 매일 아침 이 두 마음 사이를 오갈 것 같아요. 그래도 거꾸로 신은 양말 속에 둘째가 스스로 해낸 시간이 들어 있다고 생각하면, 조금은 더 기다려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