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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선물 고르는 우리 집 기준, 로봇은 사지 않는 이유

쏠랑마마 2026. 11. 5.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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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이 되면 저희 집은 벌써 크리스마스 준비를 시작합니다. 트리를 꺼내는 것보다 먼저 하는 일이 있어요. 바로 아이들 선물 고르기입니다. 다섯 살 첫째와 세 살 둘째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을 어떤 기준으로 고르는지, 그리고 아직 산타를 믿는 두 아이와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보내는지 정리해 봤어요.

    작년 선물, 심드렁한 첫째와 신난 둘째

    작년 크리스마스에 첫째에게는 와플블럭을, 둘째에게는 실내용 붕붕카를 선물했어요. 반응은 정반대였습니다. 둘째는 붕붕카를 보자마자 엄청 좋아하며 집 안을 누볐는데, 첫째는 와플블럭을 받고 심드렁했어요. 고민해서 고른 선물이라 솔직히 조금 서운했습니다.

    그런데 반전이 있었어요. 그렇게 심드렁하던 와플블럭을 요즘 첫째가 매일 가지고 놉니다. 이것저것 만들며 한참을 집중하는데, 블럭이 모자라서 원하는 걸 다 못 만들고 속상해할 때가 많아요. 받은 날의 반응만 보고 실패한 선물이라고 단정할 일이 아니었던 거죠.

    올해 선물은 블럭 한 세트와 밸런스바이크

    그래서 올해 첫째 선물은 고민할 것도 없이 와플블럭 한 세트를 더 주기로 했어요. 부족해서 속상해하던 블럭을 채워주는 선물이니, 이번에는 심드렁하지 않을 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둘째에게는 밸런스바이크를 선물하려고 해요. 오빠가 자전거 타는 모습을 보고 자기도 타고 싶어 하는데, 아직 자전거를 타기에는 어려서 밸런스바이크부터 시도해 보려고 합니다.

    로봇과 인형은 사지 않아요

    저희 집 선물에는 원칙이 하나 있습니다. 로봇 장난감은 아이가 아무리 갖고 싶어 해도 사주지 않아요. 로봇 장난감은 사주면 하루 이틀 가지고 놀다가 금방 손을 놓더라고요. 오히려 블럭처럼 직접 만들고 조작하는 교구나 물건을 훨씬 오래, 많이 가지고 놀았습니다. 그래서 로봇과 인형을 뺀 나머지 중에서, 아이가 원하고 엄마 아빠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을 선물로 고릅니다.

    11월에 미리 사서 숨겨두기

    선물은 크리스마스 한 달 전부터 검색을 시작해요. 11월에는 블랙프라이데이 같은 할인 행사가 많아서, 보통 이때 미리 사두는 편입니다. 같은 선물이라도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살 수 있으니까요.

    산 선물은 안방 드레스룸이나 안방 베란다처럼 아이들이 잘 가지 않는 곳에 숨겨둡니다. 다행히 아직까지 들킨 적은 없어요.

    산타 선물은 어린이집 산타 할아버지가

    두 아이 모두 아직 산타를 믿어요. 다만 반응은 조금 다릅니다. 첫째는 조금 컸다고 산타를 좋아하는데, 둘째는 아직 산타를 무서워해요.

    산타 선물은 어린이집을 통해 전달합니다. 아이들 어린이집에서는 해마다 크리스마스에 산타 방문 행사를 하거든요. 어린이집에 요청해서 저희가 준비한 선물을 미리 보내두면, 산타 할아버지가 방문했을 때 아이들에게 직접 건네줍니다. 행사는 어린이집에서 다 준비해 주셔서 부모는 아이 선물만 챙기면 돼요. 아이들 입장에서는 진짜 산타 할아버지에게 선물을 받는 셈이니, 맞벌이 부모에게는 정말 고마운 행사입니다.

    "울면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 안 주신대"

    이 말, 저도 매번 합니다. 그런데 솔직히 효과는 그때뿐이에요. 효과라고 할 것도 없고, 이제는 거의 통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면 이야기가 달라져요. 그때만큼은 아이들이 말을 엄청 잘 듣습니다. 산타 할아버지의 힘은 12월에만 발휘되나 봐요.

    심플한 엄마 아빠 트리, 젤리 봉지가 올라간 아이들 트리

    트리는 해마다 설치하고 꾸며요. 엄마 아빠는 트리에 조명과 빨간 리본 몇 개만 다는 심플한 스타일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아이들 생각은 달라요. 자기가 좋아하는 장난감과 인형, 심지어 젤리 봉지까지 트리에 올려두곤 합니다. 물론 아이들이 잠들면 몰래 다 치워요. 다음 날 아침이면 다시 올라가 있지만요.

    교대 근무 아빠의 크리스마스 파티

    남편은 3교대 근무라 아이들이 태어나고 맞은 크리스마스마다 출근하는 날이었어요. 다행히 그날 근무가 주간이거나 야간이었습니다. 주간 근무인 해에는 일을 마치고 와서 저녁에 아이들과 크리스마스 파티를 했고, 야간 근무인 해에는 출근 전에 파티를 하고 나갔어요. 크리스마스 당일에 함께하지 못하는 시간이 있어도, 파티만큼은 꼭 같이 하려고 했습니다.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따로 나가지 않고 집에서 보내요. 작년부터는 아침에 TV로 크리스마스 영화를 보여주고, 저녁에는 간단하게 케이크를 준비해 초를 붑니다. 거창하지 않아도 아이들에게는 그 하루가 충분히 특별한 것 같아요.

    양말 속 사탕 몇 개와 천 원 한 장

    아이들이 산타를 믿지 않게 되면 어떻게 할지도 생각해 봤어요. 그때쯤이면 아이들도 어느 정도 컸을 테니, 산타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이야기해 줄 생각입니다.

    사실 저에게도 잊지 못하는 산타의 기억이 있어요. 어릴 때 IMF 시절, 머리맡에 산타 선물을 받을 양말을 걸어두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양말 안에는 사탕 몇 개와 천 원 한 장, 그리고 "미안하다"라고 적힌 편지가 들어 있었어요. 사실 전날 밤 어머니 아버지가 몰래 들어오시는 걸 봤었습니다. 그때는 너무 속상하고 서운했어요. 그런데 부모가 되고 나서 그날을 떠올리면, 어머니 아버지는 얼마나 마음이 안 좋으셨을까 싶어 지금도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그래서인지 크리스마스 선물을 고를 때마다 그 양말이 떠올라요. 비싼 선물보다, 아이들이 오래 가지고 놀며 즐거워할 선물을 고르고 싶습니다. 올해도 블럭 한 세트와 밸런스바이크를 숨겨둔 채, 산타 할아버지가 오실 날을 아이들과 함께 기다려 보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