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육아공감

배변훈련 몇 개월에 시작할까? 첫째는 쉽고 둘째는 달랐던 이유

쏠랑마마 2026. 9. 8. 06:49

목차


    배변훈련은 몇 개월에 시작해야 할까. 저도 첫째 때 이 질문을 수없이 검색했습니다. 그런데 두 아이를 키워보니 답은 개월 수에 있지 않았어요. 같은 엄마가 같은 집에서 키웠는데도, 첫째와 둘째의 배변훈련은 완전히 달랐거든요. 첫째는 허무할 만큼 쉽게 끝났고, 세 살 둘째는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두 번을 겪고 나서야 제가 무엇을 기준으로 봐야 했는지 조금 알 것 같아요.

    첫째, 생각보다 싱겁게 끝난 배변훈련

    첫째의 배변훈련은 계획해서 시작한 게 아니었습니다. 밥을 먹다가 냄새가 나서 기저귀를 갈자고 했는데, 아이가 "똥 쌌다~" 하면서 도망을 가버렸어요. 그러고는 엄마 아빠를 향해 "메롱메롱" 하며 놀리기 시작했습니다. 잡으러 가면 깔깔대며 더 신나게 도망갔고요.

    몇 번을 쫓아다니다가 저희도 방법을 바꿨습니다. 그렇게 장난칠 거면 그냥 두자. 그리고 정말로 3시간 동안 기저귀를 갈아주지 않고 내버려 뒀어요. 처음엔 신나서 놀던 아이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불편한 기색을 보이더라고요. 돌아보면 그 3시간이 사실상 배변훈련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고 나니 너무 쉽게 풀려서 저도 당황스러울 정도였습니다. 돌이켜 보면 첫째는 기저귀가 젖어 있는 느낌을 정말 싫어하는 아이였어요. 그 찝찝함을 피하고 싶은 마음이 컸으니, 변기를 쓰는 게 아이에게도 편한 선택이었던 거죠.

    제가 한 일은 몇 가지 안 됩니다. 아이용 변기를 거실 화장실 앞에 두고, 어른들이 화장실 쓰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볼 수 있게 했어요. 팬티를 바꿀 때는 여러 색 중에 아이가 직접 고르게 했고요. 자기가 고른 팬티라 그런지 입기 싫다고 버티는 일이 확실히 줄었습니다.

    칭찬도 크게 하면 독이 됐습니다

    처음에는 성공할 때마다 박수를 치며 크게 칭찬했습니다. "와, 최고야! 대단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게 맞나 싶었어요. 아이가 화장실에 가는 게 아니라 칭찬을 받으러 가는 것처럼 보였거든요.

    그래서 칭찬을 차분하게 바꿨습니다. "잘했네, 엄마랑 똑같이 했네." 이 정도로요. 화장실 가는 걸 대단한 이벤트가 아니라, 엄마 아빠도 하는 평범한 일로 느끼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첫째는 네 살 때 기저귀를 완전히 뗐어요.

    다만 후회되는 게 하나 있습니다. 같은 반 친구들과 자꾸 비교했던 거예요. 누구는 벌써 뗐다더라는 말을 들으면 저도 모르게 조급해졌고, 그 마음이 한숨이나 표정으로 아이에게 전해졌을지도 모릅니다. 아이는 제 속도대로 잘 가고 있었는데 말이죠.

    지금 생각하면 첫째가 순조로웠던 건 제가 잘해서가 아니라 아이가 준비돼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걸 모르고 "역시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 하고 자신만만했던 게, 둘째 때 오히려 발목을 잡았어요.

    둘째, 같은 방법이 통하지 않는 이유

    둘째 때는 다를 줄 알았습니다. 한 번 해봤으니까요. 그런데 같은 반 친구들이 하나둘 팬티를 입기 시작하자, 첫째 때 했던 비교를 또 하고 있는 저를 발견했어요. 여기저기 개월 수별 자료를 찾아보며 우리 아이가 늦은 건 아닌지 불안해했습니다. 두 번째인데도 마음은 처음과 똑같더라고요.

    그러다 둘째를 가만히 지켜보다가 알게 됐어요. 둘째는 기저귀에 볼일을 보고도 아무렇지 않게 계속 놉니다. 불편함을 별로 느끼지 않는 거예요. 첫째가 빨리 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그 찝찝함이었는데, 둘째에게는 그 신호가 아직 없었던 거죠.

    그래서 방법을 바꿨습니다. 억지로 팬티부터 입히는 대신, 쉬나 응가가 마려울 때 그걸 알아차리고 엄마에게 말하는 연습부터 하고 있어요. 아직 결과는 모릅니다. 다만 아이를 재촉하지 않으니 저도 한결 마음이 편해졌어요. 첫째 때 정답이었던 방법이 둘째에게는 정답이 아닐 수 있다는 것, 두 번째 배변훈련이 저에게 가르쳐준 가장 큰 교훈입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정리한 저만의 기준

    • 개월 수보다 아이가 보내는 신호. 젖은 기저귀를 불편해하는지, 마려운 걸 말로 표현할 수 있는지를 먼저 봅니다.
    • 칭찬은 차분하게. 크게 칭찬하는 것보다 평범한 일처럼 대하는 게 오래 갔어요.
    • 작은 선택권 주기. 팬티 색 하나 고르게 했을 뿐인데 거부가 줄었습니다.
    • 비교하지 않기. 제가 두 번이나 실패한 부분이라 가장 어렵지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배변훈련 시기를 고민하고 계신다면, 검색창에 개월 수를 치기 전에 아이를 한번 가만히 지켜보시길 권하고 싶어요. 형제도 이렇게 다른데, 다른 집 아이와는 더 다를 수밖에 없으니까요. 둘째가 기저귀를 떼는 날, 그 과정도 솔직하게 남겨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