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값이 오르면서 동남아 여행 한 번 다녀오는 데 예전보다 30~40만 원은 더 드는 것 같습니다. 저도 솔직히 작년부터는 항공권 검색 창을 열다가 그냥 닫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 돈이면 차라리 국내 여행을 가는 게 낫겠다 싶어서 강원도를 자주 찾게 됐는데, 그러다 우연히 알게 된 것이 국내 여행 지원사업이었습니다. 여행비의 절반을 돌려받는다는 말이 처음엔 반신반의했지만, 직접 써보니 생각보다 훨씬 실속 있는 제도였습니다.

지역사랑상품권 환급, 실제로 써봤습니다
반값여행 정책의 핵심은 여행경비의 50%를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으로 돌려주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지역사랑상품권이란, 특정 지자체 내에서만 사용 가능한 지역 기반 결제 수단으로, 지역 내 소상공인 매출을 직접적으로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습니다. 단순히 여행객에게 혜택을 주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경제 순환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정책 설계 자체는 꽤 영리합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강원도 여행 중 숙박과 식비를 합산해 1인당 10만 원 한도 내에서 환급 신청을 했더니 정말로 상품권이 들어왔습니다. 처음엔 절차가 복잡할 거라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훨씬 간단했고, 무엇보다 강원도는 전통시장과 지역 상점들이 잘 연계되어 있어서 받은 상품권을 쓸 곳을 찾아 헤맬 필요가 없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환급받은 상품권을 반드시 그 지역에 다시 방문해서 써야 하는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지역 온라인 쇼핑몰에서 해당 지역 특산물이나 가공품을 구매하는 데 쓸 수도 있습니다. 이 부분이 의외로 놓치기 쉬운 혜택인데, 설계 측면에서 보면 여행객이 지역과 지속적으로 연결되도록 유도한다는 측면에서 로컬 소비 유발 효과(local consumption effect)를 노린 구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한 번 방문한 여행객을 온라인으로도 계속 연결고리를 유지하는 방식입니다.
현재 이 반값여행 정책은 인구감소지역(지방소멸위험지수가 높은 지자체를 의미하며, 인구 유출과 고령화로 지역 소멸 위기에 처한 곳들입니다) 위주로 16개 지역에서 우선 시행 중입니다. 2024년 기준 국내 인구감소지역은 89개 시·군에 달하는 상황으로, 이 정책의 수혜 지역이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출처: 행정안전부).
핵심 혜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여행비 최대 50%, 1인당 최대 10만 원 지역사랑상품권으로 환급
- 별도 가입비 없이 신청 가능
- 상품권은 현지 매장뿐 아니라 지역 온라인몰에서도 사용 가능
- 강원도 등 시장 인프라가 잘 구축된 지역일수록 상품권 활용도가 높음
디지털 관광 주민증, 알고 가면 이득입니다
반값여행과 별개로 주목할 만한 제도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디지털 관광 주민증입니다. 2023년 두 개 지역에서 처음 시범 운영을 시작했고, 현재는 44개 지자체로 확대된 상태입니다. 앱에서 주민증을 내려받기만 하면 해당 지역 참여 업체에서 입장료 무료, 50%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바로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남원의 광한루원이 대표적인 사례로, 이곳에서도 디지털 관광 주민증을 제시하면 입장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처음 이 제도를 접했을 때 그냥 쿠폰 앱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포인트 적립까지 가능해서 방문할 때마다 혜택이 쌓이는 구조입니다. 이른바 리텐션 마케팅(retention marketing), 즉 고객이 한 번 방문한 후에도 계속 돌아오도록 유도하는 방식을 여행 정책에 적용한 셈입니다.
현재 이 제도는 내국인 전용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의 지방 분산이라는 과제가 있고, 외국어 서비스 미비 문제도 실질적인 걸림돌로 지적됩니다. 실제로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서울 집중도는 여전히 높은데, 문화체육관광부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의 약 78%가 서울에만 머무는 것으로 나타납니다(출처: 문화체육관광부). 지역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고 외국어 서비스를 확대하면 이 비율을 분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디지털 관광 주민증의 외국어 버전 출시는 단순한 기능 추가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을 짚자면, 이 모든 좋은 정책들을 무색하게 만드는 게 지역에 뿌리 깊은 바가지 요금 문제입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상품권으로 돌려받은 돈보다 바가지 요금으로 나간 돈이 더 클 때, 여행 만족도는 급격히 떨어집니다. 지원사업 확대와 병행해 관광 물가 모니터링이나 바가지 요금 신고제 같은 보완 정책이 함께 마련되어야 지역 관광의 신뢰도가 실질적으로 올라갈 것으로 보입니다.
비행기값이 오르는 시대에, 국내 여행을 더 합리적으로 즐길 수 있는 수단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반값여행 정책 대상 지역을 먼저 확인하고, 디지털 관광 주민증 대상 지자체라면 출발 전 앱을 반드시 내려받는 것이 핵심입니다. 두 제도를 함께 활용하면 체감 여행 비용을 상당히 줄일 수 있습니다. 국내 여행이 해외보다 비싸다는 인식이 있는데, 이 정책들을 제대로 활용하면 그 공식이 조금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음 국내 여행 전에 한 번쯤 챙겨볼 만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jgWVUp7YVTE&t=34s, https://youtu.be/yn39zSQOwn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