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있는 집은 겨울이 진짜 무섭습니다. 추위 자체가 아니라 난방비요. 저는 추위를 잘 타는 편도 아닌데, 아이들이랑 아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보일러를 종일 틀어두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겨울 끝자락에 도시가스 고지서 받으면 평소보다 0이 하나 더 붙어 있는 게 보이는데... 그때마다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그러다 비슷한 또래 아이 키우는 회사 동료가 슬쩍 알려줬습니다. "도시가스 캐시백이라는 거 있어. 가스 아끼면 낸 돈 일부 돌려준대." 솔직히 원리는 잘 모르겠고, 돈 준다는 말에 바로 신청부터 했습니다.
도시가스 캐시백, 어떤 제도인가요
도시가스 캐시백은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가스 사용량을 줄이면 절약한 만큼 캐시백을 돌려주는 제도입니다. 한국가스공사에서 운영하고 있고, 동절기(12월~3월) 기준으로 사용량을 비교해서 절감률에 따라 캐시백 금액이 정해집니다.
| 절감률 | 캐시백 단가 ( ㎥ 당) |
|---|---|
| 3% 이상 ~ 10% 미만 | 50원 |
| 10% 이상 ~ 20% 미만 | 100원 |
| 20% 이상 ~ 30% 이하 | 200원 |
큰 금액이 나오는 건 아닙니다. 저는 결국 2만 3천 원을 받았는데, 십몇만 원 기대하고 시작했다면 실망할 수 있어요. 근데 치킨 한 마리 값이잖아요. 그냥 평소처럼 살았으면 못 받을 돈인데, 조금만 신경 쓰면 생기는 돈이니 안 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보일러 끄면 오히려 더 나온다는 게 진짜였습니다
신청은 했는데 문제는 어떻게 아끼냐였습니다. 처음엔 아무도 없을 때 외출 모드로 바꾸고 귀가하면 다시 켜는 방식을 썼는데, 생각보다 빨리 안 따뜻해지고 빨리 따뜻하게 하려다 보니 온도를 확 올리게 되더라고요. 이건 아끼는 게 아니라 더 쓰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유튜브를 찾아봤더니 "아끼려면 보일러를 끄지 마라"는 말이 나오더라고요. 처음엔 무슨 말인가 했는데, 에어컨 원리랑 똑같았습니다. 여름에 에어컨을 껐다 켰다 반복하면 전기를 더 많이 먹는 이유가, 방이 더워진 상태에서 다시 냉각시키느라 과부하가 걸리기 때문이거든요. 보일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온도를 껐다 올렸다 반복하는 게 오히려 가스를 더 씁니다.
보일러는 끄지 않고 설정 온도를 1~2도 낮게 유지하는 게 훨씬 효율적입니다. 껐다 켰다를 반복하면 오히려 가스 소모가 늘어납니다.
24도에서 23도로, 딱 1도 낮췄습니다
그래서 방법을 바꿨습니다. 보일러를 끄지 않는 대신 설정 온도를 24도에서 23도로 딱 1도만 낮췄습니다. 처음 며칠은 좀 으슬으슬하다 싶었는데, 수면 양말을 신고 집 안에서도 얇은 가디건 하나 걸쳤더니 금방 적응이 됐어요. 아이들도 딱히 춥다는 말 없이 잘 지내더라고요.
작은 차이 같아 보이지만, 설정 온도 1도 차이가 가스 사용량에 꽤 영향을 준다는 걸 직접 체감했습니다. 거창하게 뭔가를 바꾼 게 아니라 온도계 숫자 하나 줄인 게 전부였는데요.

② 외출 시 완전히 끄는 것보다 외출 모드 활용 (단, 장시간 외출 시는 제외)
③ 실내에서 얇은 겉옷·수면 양말 착용으로 체감 온도 보완
④ 보일러 배관 주변 바람 차단 확인 (현관 문풍지 등)
⑤ 창문 뽁뽁이 부착으로 열 손실 줄이기
고객번호 잘못 입력했다가 하마터면 날릴 뻔했습니다
열심히 절약하고 캐시백 신청을 했는데, 이런. 고객번호를 잘못 입력한 거예요. 손이 좀 두꺼운 편인데 2를 1로 눌러버린 겁니다. 혹시나 싶어서 확인해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오류가 나 있더라고요. 다행히 수정 기간이 남아 있어서 바로 고칠 수 있었는데, 만약 그냥 넘어갔으면 그 캐시백은 날아갔을 겁니다.
신청하고 나서 꼭 한 번은 입력한 정보를 다시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고객번호 하나 틀렸다고 몇 달 고생이 날아갈 수 있으니까요.
2만 3천 원보다 더 값진 걸 얻었습니다
몇 달이 지나 잊고 있을 즈음 캐시백 지급 안내 문자가 왔습니다. 2만 3천 원. 치킨 한 마리 값이지만 뿌듯하더라고요. 아무것도 안 했으면 그냥 못 받을 돈이었으니까요.
근데 솔직히 이 캐시백보다 더 의미 있었던 건 습관이었습니다. 보일러 온도 1도 낮추고, 작은 것에도 신경 쓰는 게 쌓이면 꽤 된다는 걸 몸으로 느꼈거든요. 지금까지 관심이 너무 없었구나 싶기도 하고, 이런 사소한 것들이 모이면 생각보다 큰 절약이 된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됐습니다.